『속초에서의 겨울』은 몸과 가장 가까운 소설, 섬세한 에로티즘을 보여주는 소설, 경계에 서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무대는 북한과의 경계에 위치한 항구도시 속초다.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영감을 찾으러 온 만화가의 만남. 차가운 속초 바다 포말 위에 떨어져 녹아드는 눈송이처럼 섬세한 감각으로 직조된 이 소설은 보기 드문 독창성과 풍요로움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며 출간과 동시 유럽 각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관차 대여행>의 독일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의 작품. <끝없는 이야기>는 바스티안이라는 한 소년이 사람의 아이에게 새 이름을 받지 못하면 멸망할 위험에 처한 ‘어린 여제’의 나라인 환상의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이다. 새 이름을 지어내어야 할 뿐만 아니라 환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연결하지 못하면 환상의 세계도 사람의 세계도 멸망하리라는 것을, 환상에 빠진 소년 바스티안이 배우는 이야기이다.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바스티안은 길고 힘겨운 모험 끝에서야 비로소 이 문장의 참뜻을 깨닫게 된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반세기 동안 사랑받은 이 시대 최고의 걸작 삶의 비밀이 담긴 미하엘 엔데의 환상 동화출간 50주년 기념 『모모』 개정판 「모모에 대한 미하엘 엔데의 생각들」 추가 수록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 간 시간을 찾아 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 미하엘 엔데의 『모모』가 출간 50주년을 맞아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1973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후 이듬해인 1974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1,200만 부 이상 판매된 기록적인
베스트셀러로, 출간된 지 50년이 흐른 지금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이 시대의 고전 반열에
등극했다. 국내에서 ㈜비룡소에서 독일 티네만 출판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1999년에 출간된 이후 지난 25년 동안 국내 어린이 분야
최다 판매 도서 자리를 지키며 꼭 한 번은 읽어야 하는 우리 시대의 필독서, 오늘날의 고전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상 문학의 거장 미하엘 엔데가 남긴 최고의 걸작인 『모모』는 꿈처럼 펼쳐지는 신비로운 동화의 형식을 빌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예리하게 비춰 보여 주어 『어린 왕자』의 뒤를 잇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수식도 따라붙는다. 동화적 향수를 자아내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에는 시간과 삶,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가득 담겨 세대를 막론하고 어린이와 어른 들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구에게든 언제나 늘 당연하게 주어져 있는 ‘시간’이라는 잊기 쉬운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며, 한순간 한순간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삶’, 그리고 그 속을 따스한 온기로 채우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가장 본질적인 진실을 들려준다. 세월이
흐를수록 발전하는 기술과 더불어 점점 더 바삐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자기 시간과 자기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비춰 주는
『모모』 속에는 영원히 빛바래지 않을 삶의 진리가 담겨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의미를 건네주며 우리 곁에 살아 숨 쉴 세기의
명작이다. 우리 모두가 사랑한 책 『모모』가 국내 출간 25년 만에 근사한 새 옷을 입고 돌아왔다. 엔데가
선물받은 낡은 은제 회중시계에서 시작된 이야기인 만큼 은은히 반짝이는 은박 펄을 표지 전면에 입혔으며, 시대에 맞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엔데가 직접 그린 기존의 삽화는 그대로 살렸다. 또 오래도록 보관하여도 긁힌 자국과 흔적이 남지 않도록 도와주는
특수 공법으로 표지를 제작하였다. 나아가, 이번 개정판에는 「모모에 대한 미하엘 엔데의 생각들」 원고가 추가로 수록되어 『모모』에
얽힌 다양한 주제에 관한 엔데의 철학을 접할 수 있다. 세상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이 비밀에 관여하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대개 이
비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 본문 중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 시들어만 가던 효주는 어느 날 외할머니의 부고를 받고 도기마을로 향한다. 장례 마지막 날, 마을 사람들은 외할머니의 뒷산 앞에서 기묘한 의식을 하며 효주에게 함부로 산에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하지만 효주는 삼 일간의 장례를 모두 마치고 짐을 정리하다 할머니의 뒷산에 무심코 발을 들인다. 그 순간 은빛으로 빛나는 그림자가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은빛 그림자를 쫓아 들어간 숲에서 무영이라는 신비한 남자를 만난다. 무영은 다섯 번째 밤, 달가림이 있기 전까지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지 못하면 영원히 숲 속으로 사라지고 말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섯 번의 달이 뜨는 동안 사라진 그림자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림자가 사라지는 환상적인 숲을 배경으로 효주와 무영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새의 선물』은 때로는 웃음이 터져나오는 귀여운 간교함으로, 때로는 경쾌한 상상력으로 삶의 금기와 규범체계, 사회의 지식 메커니즘 따위의 고정된 인식틀을 해체하는 삶의 모험적, 도전적 통찰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인생에 대한 냉소로부터 비롯된 시니컬한 시선이 갖가지 희극적인 삽화들 속에서 리얼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진실이란 무엇인가,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아우슈비츠에서 목숨을 잃은 안네 프랑크가 마지막 일기를 쓴 지 80년이 지났다. 『안네의 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감동적인 기록이라 불리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네덜란드어로 쓰인 『안네의 일기』 초판은 독일과
프랑스를 거쳐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에게 울림을 주었다. 1955년 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연극이 브로드웨이를 포함한
각국의 무대에 올랐고, 네덜란드 초연 때는 율리아나 여왕과 베른하르트 공이 직접 공연을 보러 왔다. 공연 이후 만들어진 영화가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네의 일기』는 한 소녀가 쓴 개인적 기록임과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가운데 형성된 권력을 앞세워 자행된 인종주의의 잔혹한
현실을 담은 역사적 기록이다. 전쟁의 폭력성과 아동 인권 침해에 맞선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문학사상이 펴낸 『안네의 일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네 프랑크 재단과 정식 계약을 맺은 무삭제 완전판이자,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 권뿐인 한국어 판본이다. 개정판에서는 최근 연구 결과를 반영해 일부 페이지를 추가, 수정했다.
「쓰이지 않은 이야기」에는 안네가 마지막 일기를 쓴 1944년 8월 1일 이후 은신처 거주자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물론 은신
생활을 하는 2년간 그들을 도왔던 조력자들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다른 논문들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예화들과 프로이트 당시의 농담들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단순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농담〉이라는 영역에 대하여 그 심리적 활동과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기제는 무엇인지 시원스럽게 밝혀 주고 있다.
프로이트는 농담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할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을 과감하게 반박하면서 농담이 사회 속에서 얼마나 독특하고 매혹적인가,
농담의 기능과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어떠한 통찰을 해야 하는가를 밝히고 있다.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어린이들을 웃기고 울린 명작 『꼬마 흡혈귀』를 이은주 번역가의 새 번역과 파키나미 작가의 새 그림으로 만나봅니다. 어린이들을 독서의 세계,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이 시리즈는 그림책에서 읽기 책으로 진입한 어린 독자들이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합니다. 책 읽는 힘을 키우고,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 더 깊은 독서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무서운 이야기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 안톤. 한밤중 창문으로 찾아온 꼬마 흡혈귀를 만나면서 평온하지만 지루했던 안톤의 생활은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꼬마 흡혈귀와 친구가 되어, 책을 나누어 읽기도 하고, 흡혈귀 망토를 입고 하늘을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흡혈귀들이 모여 사는 지하 납골당에도 가보고, 흡혈귀 가족 중에 가장 무서운 도로테 고모에게 들킬 뻔하는 위험에도 처하지요. 꼬마 흡혈귀 뤼디거의 동생 ‘이빨 없는 안나’는 안톤에게 특별한 호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안톤이 특이한 친구를 사귄다는 걸 알고 그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어 합니다. 곰팡내가 풀풀 나는데다가 머리는 덥수룩하고 창백한 피부에 딱 하나 빼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친구를 과연 집에 초대할 수 있을까요? 흥미진진하고, 오싹오싹 소름 끼치게 재미난 꼬마 흡혈귀와 안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어린이들을 웃기고 울린 명작 『꼬마 흡혈귀』를 이은주 번역가의 새 번역과 파키나미 작가의 새 그림으로 만나봅니다. 어린이들을 독서의 세계,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이 시리즈는 그림책에서 읽기 책으로 진입한 어린 독자들이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합니다. 책 읽는 힘을 키우고,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 더 깊은 독서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무서운 이야기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 안톤. 한밤중 창문으로 찾아온 꼬마 흡혈귀를 만나면서 평온하지만 지루했던 안톤의 생활은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꼬마 흡혈귀와 친구가 되어, 책을 나누어 읽기도 하고, 흡혈귀 망토를 입고 하늘을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흡혈귀들이 모여 사는 지하 납골당에도 가보고, 흡혈귀 가족 중에 가장 무서운 도로테 고모에게 들킬 뻔하는 위험에도 처하지요. 꼬마 흡혈귀 뤼디거의 동생 ‘이빨 없는 안나’는 안톤에게 특별한 호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안톤이 특이한 친구를 사귄다는 걸 알고 그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어 합니다. 곰팡내가 풀풀 나는데다가 머리는 덥수룩하고 창백한 피부에 딱 하나 빼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친구를 과연 집에 초대할 수 있을까요? 흥미진진하고, 오싹오싹 소름 끼치게 재미난 꼬마 흡혈귀와 안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꼬마 흡혈귀』 제3권에서는 인간으로 변장하고 기차 여행을 하는 꼬마 흡혈귀 뤼디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톤의 지루한 가족 휴가에 따라가려는 꼬마 흡혈귀 뤼디거. 가족 휴가 전날 밤에 기차를 타고 미리 휴가지로 떠나기로 한다. 안톤과 뤼디거는 머리를 맞대고 여행 준비를 하지만 흡혈귀의 여행 준비는 골치가 아프다. 커다란 관도 꼭 챙겨야 하고, 창백한 얼굴과 괴상한 차림새도 숨겨야 한다. 게다가 어린이들끼리의 여행이라는 사실도 들키면 끝장! 과연 뤼디거와 안톤은 무사히 기차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꼬마 흡혈귀』 제3권에서는 인간으로 변장하고 기차 여행을 하는 꼬마 흡혈귀 뤼디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톤의 지루한 가족 휴가에 따라가려는 꼬마 흡혈귀 뤼디거. 가족 휴가 전날 밤에 기차를 타고 미리 휴가지로 떠나기로 한다. 안톤과 뤼디거는 머리를 맞대고 여행 준비를 하지만 흡혈귀의 여행 준비는 골치가 아프다. 커다란 관도 꼭 챙겨야 하고, 창백한 얼굴과 괴상한 차림새도 숨겨야 한다. 게다가 어린이들끼리의 여행이라는 사실도 들키면 끝장! 과연 뤼디거와 안톤은 무사히 기차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여,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현대 소설」 시리즈 제
27권 『하근찬: 수난 이대』. 이번 세트2는 자유, 사랑과 연애, 남과 북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익숙한 문제의식이지만 젊은 세대나 외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카테고리에 대한 간소한 설명과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짧지만 심도
있는 해설과 작가 소개를 수록하였다.
999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하성란의 두번째 소설집. 이번 작품집에서는 도시의 단자화된 삶에 대한 깊어진 성찰과 따뜻해진 시선을
던지고 있다. 도시적인 정서와 영상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는 '신세대 문학'의 여러 긍정적인 면을 공유하면서, 따스한 삶에 대한
연민과 소설에서의 감동을 보여준다.
하성란이 이번 소설집에서 주로 그리고 있는 인물은 전업주부, 세일즈맨, 매장의 감시요원, 횟집 주방장 등 정체성을 잃어가거나
도시문화의 중심에서 소외된 현대인들이다. 이 등장인물들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자아상실을 경험할 때란 곧 도시문화의 중심과 부닥칠
때.
표제작 "옆집 여자"에서 전업주부는 유능한 은행원인 남편과 옆집의 매력적이고 발랄한 사무직 여성과의 관계 속에서 기억력을
상실해가고 남편과 아이를 `옆집 여자`에게 빼앗길 처지에 빠지게 된다. 액자소설의 형태를 띤 "깃발"에서 자동차 세일즈맨은 팔아야
할 외제승용차를 팔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짝사랑하던 광고모델한테서 환심을 사는 데도 실패해 결국 전봇대 디딤쇠에 옷가지를 걸어놓고
맨 꼭대기에는 팬티를 걸어놓고 사라진다.
"당신의 백미러"에서 주인공 남자는 명동 한복판에 있는 `코스모스 종합상가`의 `보조 백미러`로 일한다. 감시카메라가 비추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살펴서 도난을 막아야 하는 남자는 단지 기계의 보조에 불과하지만 여자 마술사를 만나 그녀의 보조역을 하면서
탈주를 시도한다. 그러나 가정을 이룸으로써 비인간적인 현실에서 벗어나려 한 남자의 탈주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밖에도 단자화된 도시인의 소통욕구를 따뜻하게 그려낸 99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곰팡이꽃"을 비롯해, 부조리한 사회에 부딪쳐
성장을 유예하거나 육체의 상해를 입는 "악몽" "촛농 날개", 건물주와 입주자들이 서로 상대방을 죽일 계획을 꾸미고 단합대회를
떠나면서 `김치` 하고 사진을 찍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재미있게 그린 "즐거운 소풍", 속물적인 어른의 세계를 미리 알아버린
여학생의 일탈을 26세의 남성이 방조하고 오히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데 이용하려고 하는 이야기인 "올콩" 등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전 세계 100만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 인생 공감서스페셜 에세이 최초 수록, 5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 출간“나를 더 사랑하고 행복하도록 도와주는 가장 반짝이는 순간들의 이야기”
전 세계 수많은 독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출간 5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출간되었다. 5년 전, 출간 즉시 온·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이 책은 “힘들 때마다 꺼내 읽는 책”, “사랑하는 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내 인생의 위로
책“으로 불리며 여전히 많은 이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독자의 꾸준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만들어진 5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에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위로와 응원을 담아 하태완 작가가 쓴 미공개 에세이 10편을 최초로 수록했다. 기존에 실었던
글은 한층 깊어진 언어로 다듬고, 레이아웃은 보다 섬세하게 매만지는 작업을 거쳐 평생 소장하고 싶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책으로
재탄생했다.이 책에는 삶의 다채로운 순간마다 곁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조용한 위로와 단단한 용기, 속 깊은 응원이 담겨 있다. 내가 받은 특별한 책의 위로를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며 우리는 서로를 향한 위로와 응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한강 작가의 빛나는 성취를 특별한 장정으로 만난다최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자전적 소설 『흰』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
2024년 10월,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고 시적인 산문”이라는 선정 이유와 함께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호명된 한강.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 수상이며 역대 열여덟번째 여성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점 또한 새로운 의미가 되었다. 한강 작가의 빛나는
성취를 기쁘게 축하하며 그의 30년 작품세계의 주요 마디가 되는 세 권의 소설을 특별한 장정으로 펴낸다. 흰 무명천에
수놓인 작품 제목을 형상화한 ‘한강 스페셜 에디션’의 디자인은, 연결되고, 얽히고, 끊어지고, 풀리는 실의 속성이 작가가
써내려가는 문장과 그 문장들의 모음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세계와 닮은 데서 착안했다. 실을 잣는 것과 문장을 짓는 것은 얼핏
선형적 작업으로 보이나 그것이 삶과 죽음, 인간의 실존에 대한 내밀한 탐구에서부터 이 세계에 벌어지는 무수한 일들의 의미를 묻는
작업까지 아우를 수 있음을 담고 싶었다. 필연적으로 시간성을 띤 우리 삶 역시 그러하다고 덧붙이고도 싶었다. 소설 3종에
한정판 필사 노트를 더하였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검은 사슴』의 문장을 따라 쓰며 작품을 찬찬히 음미하는 시간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더없이 특별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한강 스페셜 에디션’의
첫번째 자리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놓는다. 완성하기까지 7년이 걸린 최신작 장편소설로, 2023년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 연이어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넘어 기억과 애도에 관한, 무엇보다
지극한 사랑에 대한 보편적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작가는 메디치상 수상을 기념한 간담회에서 “이 책은 인간성의 아래로 내려가서
그 아래에서 촛불을 밝히는 이야기”라며 “그렇게 애도를 끝내지 않는,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런 마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모든 작가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입니다. 이 책으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밝히며 이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전한 바 있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_‘작가의 말’에서소설
『흰』은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강보, 배내옷,
소금, 눈, 얼음, 달, 입김, 서리, 흰 뼈로 이어지는 목록들.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는,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아기. 그 아기가 죽은 자리에서 자라고 있는 ‘나’는 ‘달떡처럼 희고 어여뻤다는’ 언니의 죽음, 유태인 게토에서 벌어진
여섯 살 아이의 죽음과 공명한다. 흰 것들의 이미지는 숭고와 두려움을 동시에 뿜으며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서 고요히 빛을
발한다.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이라는 평과 함께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한강 작가는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흰』은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매우 개인적인 책으로 추천합니다”라고 밝혔다. “어쩌면 아직도 나는 이 책과 연결되어 있다. 흔들리거나, 금이 가거나, 부서지려는 순간에 당신을, 내가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흰 것들을 생각한다. 나는 신을 믿어본 적이 없으므로, 다만 이런 순간들이 간절한 기도가 된다.” _‘작가의 말’에서『검은
사슴』(1995)은 한강 작가가 1993년 등단 후 꼬박 3년간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첫 장편소설로, 치밀하고 빈틈없는 서사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적인 문장들로 출간 당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찬사를 받았다. 어느
날 한낮의 도심에서 발가벗은 채 도로를 달려나가던 한 여자가 사라지고, 그녀를 알고 있는 두 남녀가 몇 가지 단서만 손에 쥔 채
그녀를 찾아나선다. 『검은 사슴』은 그 여정에서 각자가 대면하게 된 저마다의 깊은 심연을 음울히 비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돌아나오지 못하더라도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딛는 인물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둠이 아닌 빛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말과 침묵, 어둠과 빛, 꿈과 생시, 죽음과 삶, 기억과 현실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은 사이에만
있을 뿐 아니라, 그것들을 안팎으로 둘러싸며 가득차 있다. 내 말들이 그 공간을 진실하게 통과해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다.
캄캄한 흙속을 비집고 내려간 흰 뿌리처럼, 어둠과 빛의 한 몸뚱이를 잎사귀까지 길어올릴 수 있기를 빌었다.” _1995년 초판 ‘작가의 말’에서■한강 스페셜 에디션 디자이너 코멘트■한강
작가님의 책을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낸다고 상상했을 때, 실로 이어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이어주고 연결하는 매개가 됩니다. 영롱하게 빛나던 자수 실이 한 땀 한 땀 엮여 글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님의 작품이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랍니다. _디자이너 김이정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서 살아가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네 번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나직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삶의 진실을 탐문해온 작가 한강이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중심으로,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벽의 미시령 고개에서
40년이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사고,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과 진실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Winner of the Nobel Prize für Literature 2024
Winner of the MAN Booker Prize 2016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라는 해외서평을 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다.『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Yeong-hye and her husband are ordinary people. He is an office worker with moderate ambitions and mild manners; she is an uninspired but dutiful wife. The acceptable flatline of their marriage is interrupted when Yeong-hye, seeking a more 'plant-like' existence, decides to become a vegetarian, prompted by grotesque recurring nightmares. In South Korea, where vegetarianism is almost unheard-of and societal mores are strictly obeyed, Yeong-hye's decision is a shocking act of subversion. Her passive rebellion manifests in ever more bizarre and frightening forms, leading her bland husband to self-justified acts of sexual sadism. His cruelties drive her towards attempted suicide and hospitalisation. She unknowingly captivates her sister's husband, a video artist. She becomes the focus of his increasingly erotic and unhinged artworks, while spiralling further and further into her fantasies of abandoning her fleshly prison and becoming - impossibly, ecstatically - a tree. Fraught, disturbing and beautiful, The Vegetarian is a novel about modern day South Korea, but also a novel about shame, desire and our faltering attempts to understand others, from one imprisoned body to another.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 사랑받는 한국의 소설!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여,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현대 소설」 시리즈 제 24권 『한강: 회복하는 인간』. 이번 세트2는 자유, 사랑과 연애,
남과 북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익숙한 문제의식이지만 젊은 세대나 외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카테고리에 대한 간소한 설명과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짧지만 심도 있는 해설과 작가 소개를 수록하였다.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가 한강의 《회복하는 인간(Convalescence)》은 발목에 입은 화상을 방치해 거의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어
병원을 찾아온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무엇으로도 잊힐 수 없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인간 삶의
근원적 아픔을 그린다. 그 아픔을 껴안고 가는 것만이 우리 삶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말하는 듯하다.
온 감각을 동원해 존재의 심연에 자리한 고통을 세밀하게 그려내다!
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4권 『검은 사슴』.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스물네 번째 작품은 세련되고 충격적인 이미지, 우아하고 힘 있는 묘사, 그것들을 하나로 꿰는 견고한 서사를
바탕으로 등단 이후 줄곧 문단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독서 체험을 선사해준 한강의 첫 장편소설이다.1993년 등단 후
꼬박 3년간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이 작품은 치밀하고 빈틈없는 서사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적인 문장들로 출간 당시 찬사를 받았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검은 사슴’은 깊은 땅속, 좁다란 바위틈에서 살아가는 환상 속 짐승이다. 아름답고 단단한 뿔과 뾰족한
이빨을 지닌 이 짐승의 소원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간절하게 햇빛을 원할수록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그런 검은 사슴의 삶은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닮아 있다.
1993넌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여류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5년 전 늦은 봄 K시에서, 그리고 이듬해 9월 인사동에서 나는 특별한 느낌을 주는 손을 잡고 있는 남녀의 형상, 그리고 거대한 손의 형상을 한 작품을 우연히 보게 된다. 다시 해가 바뀌고 이른 봄. 후배 선영이의 연극을 보기 위해 대학로에 갔다가 연극의 소품으로 쓰인 한 조각작품에서 나는 또 한번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그 여자의 침묵과 그 남자의 빛!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열일곱 살 겨울, 여자는 어떤 원인이나 전조 없이 말을 잃는다. 말을 잃고 살던 그녀의 입을 다시 움직이게 한 건 낯선 외국어였던 한 개의 불어 단어였다. 시간이 흘러, 이혼을 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고 다시 말을 잃어버린 여자는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를 선택한다. 그곳에서 만난 희랍어 강사와 여자는 침묵을 사이에 놓고 더듬더듬 대화한다. 한편, 가족을 모두 독일에 두고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는 남자는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그는 아카데미의 수강생 중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는 여자를 주의 깊게 지켜보지만 그녀의 단단한 침묵에 두려움을 느끼는데….
여자의 지독한 침묵과 점점 소멸해가는 남자의 미약한 빛.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기척이 만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은 빛과 어둠으로만 완성되는 한 장의 흑백 사진처럼, 또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인 희랍어처럼 군더더기 없고 단단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작가는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감정과 절제된 단어들로 소설을 풀어나간다. 오래전에 존재하던 것들, 그 기미와 흔적들, 영원과도 같은 어떤 찰나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장면을 엿볼 수 있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신작 소설 『흰』. 2013년 겨울에 기획해 2014년에 완성된 초고를 바탕으로 글의 매무새를 닳도록 만지고 또 어루만져서 2016년 5월인 오늘에 이르러 펴낸 책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무력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는 6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강보, 배내옷, 각설탕, 입김, 달, 쌀, 파도, 백지, 백발, 수의…. 작가로부터 불려나온 흰 것의 목록은 총 65개의 이야기로 파생되어 ‘나’와 ‘그녀’와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담겨 있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각 소제목, 흰 것의 목록들 아래 각각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밀도 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나’에게는 죽은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의 사연이 있다. 나는 지구의 반대편의 오래된 한 도시로 옮겨온 뒤에도 자꾸만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들에 사로잡힌다. 나에게서 비롯된 이야기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겨간다. 나는 그녀가 나대신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하고, 그런 그녀를 통해 세상의 흰 것들을 다시금 만나기에 이른다.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뒤 일 년여에 걸쳐 후반부를 집필하고 또 전체를 공들여 다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으나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된바, 한강 작가의 문학적 궤적에서 『작별하지 않는다』가 지니는 각별한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이로써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눈’ 연작(2015, 2017)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